옷으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문제
‘친환경 옷’이라는 말에 숨은 함정

우리가 입는 옷의 60%는 합성섬유로 만들어진다. 이 옷들은 생산, 사용, 폐기 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고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우리가 입는 옷의 60%는 합성섬유로 만들어진다. 이 옷들은 생산, 사용, 폐기 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고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인류가 입는 옷이 환경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사람들은 옷을 입으면서 플라스틱을 떠올리지 않지만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옷은 미세플라스틱과 탄소배출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140만 조 개. 바다에 있는 미세섬유 조각으로 추정되는 숫자다. 의류는 해양 미세플라스틱을 만들어내는 주요 품목으로 알려진다. 우리가 입는 옷의 60%는 합성섬유로 만들어진다. 이 옷들은 생산, 사용, 폐기 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고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먼저 석유에서 원사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고 이 원사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세탁하는 순간마다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된다. 우리가 옷 한 벌을 세탁할 때 그 옷에서 빠져나가는 미세플라스틱은 70만 개에 달한다. 영국 엘런맥아더재단은 2017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2050년 세탁을 통해 자연환경에 방출되는 미세섬유가 연간 7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미세플라스틱 하면 흔히 버려진 큰 플라스틱이 쪼개지거나 부서지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옷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 전체의 3분 1에 달할 만큼 섬유 마찰을 통한 배출이 많다. 

뿐만 아니다. 옷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매립, 소각, 방치 등으로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특히 패스트 패션 산업으로 인해 옷을 생산하거나 소비하지 않은 제3국에 옷무덤이 만들어지고 바다가 오염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옷이 지나치게 많이 소비되고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 옷으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문제

미세섬유는 10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섬유를 뜻한다. 1마이크로미터가 0.001mm인 것을 감안하면 결국 미세섬유는 1mm도 되지 않는 크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작은 미세섬유는 크기가 너무 작아서 하수처리 시설에서도 걸러지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미세섬유는 폴리에스터, 폴리아미드, 폴리프로필렌 등 합성섬유를 통해서 배출된다. 이 중에서도 폴리에스터 섬유는 전세계 의류 시장의 6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며 한 해에만 7666만 톤 가까이 생산되고 있다. 

폴리에스터처럼 저렴한 데다 다루기 쉬운 플라스틱을 원료로 하는 소재는 패스트 패션 시장을 성장시켰다. 옷을 싼 가격에 많이 살 수 있게 되면서다. 계절별에 따라서, 기분에 따라서 옷을 사 입고 쉽게 버릴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진 셈이다. 덩달아 미세플라스틱 문제도 심화됐다. 

지난 6월 2일 열린 ‘미세플라스틱 저감 제도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안전성평가연구소의 박준우 박사는 “식품 섭취와 호흡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 양은 연간 7만4000~12만1000개로 추정된다”면서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배출원은 세탁 폐수로 인한 미세섬유(35%)”라고 말한 바 있다. 

이렇게 세탁 폐수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은 왜 위험한 것일까. 미세플라스틱이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타고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결국 우리 식탁 위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미세섬유는 흡수력이 있어서 오염물질을 끌어당겨 이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미세섬유를 동물성 플랑크톤이 먹고 이를 어류나 바다생물이 먹는다. 그리고 먹이사슬은 조류나 육지동물 또는 사람으로 이어진다. 단순히 미세플라스틱 섭취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닌 셈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세탁기뿐 아니라 건조기를 통한 미세플라스틱 배출 문제에 대한 염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과 기술회보’에 게재된 통풍용 배관이 있는 가정용 건조기 기준 미세섬유 보풀 정도를 실험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건조기를 통해 배출되는 미세섬유는 세탁기보다 최대 40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친환경 옷’이라는 말에 숨은 함정

이러한 문제로 최근에는 세탁기 미세플라스틱 제거장치 의무화 등이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여과시스템은 물론, 친환경 섬유 개발의 필요성도 적극 제기된다. 

다만 친환경 섬유라는 말에도 함정은 숨어있다. 패션업계에서는 플라스틱 페트병 등을 재활용해서 원단을 만들어 만든 옷을 친환경 패션 범주에 넣고 있는데 여기에는 여전히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숨어 있다. 

확실히 그대로 버려지는 것보다는 재활용을 통한 순환이 더 친환경적일 수는 있지만 재생 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업사이클링 옷도 원료가 플라스틱이라는 면에서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즉, 세탁 시 미세섬유라고 불리는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하수구로 흘러간다는 얘기가 된다. 재활용 구조가 있다는 생각에 더 많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게 되기도 한다.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최대한 줄이려면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옷을 덜 소비하는 것이 방법이다. 새 옷을 구매하는 것보다는 중고 의류를 이용하고 옷의 소재가 합성섬유인지 천연섬유인지를 따져가며 소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천연섬유로 만든 옷은 오래 입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폐기할 때도 환경에 영향을 덜 끼친다. 

세탁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한 번 세탁할 때마다 수십 만 개의 조각들이 바다로 흘러가는 문제를 인식하고 세탁 횟수를 줄이고 습관적인 헹굼을 생략해 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 세탁을 할 때는 세탁물의 온도를 낮추는 것도 미세플라스틱 저감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옷을 덜 구매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옷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필요보다 더 많은 옷들이 계절이나 유행에 따라 만들어지고 폐기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패션업계 내에는 옷을 대량생산 해놓고 팔리지 않으면 소각 처리하는 관행까지 있다. 안팎으로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옷은 일회용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많이 소비되고 있는 품목 중 하나라는 점을 기억하고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플라스틱은 어떻게 이렇게까지 미움 받는 소재가 되었을까요. 기업은 플라스틱 대책에 과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플라스틱을 줄일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소비자가 정말로 기업에 바라는 탈플라스틱 방향은 무엇일까요.

플라스틱 하면 다양한 물음표가 따라옵니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안고 있는 문제는 원금에 이자가 덩어리째 붙듯 늘어나 오늘날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이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각국의 정부와 기업과 개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탈플라스틱은 전세계적으로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하는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2022 탈플라스틱 프로젝트’는 이 시대가 안고 있는 플라스틱 문제와 기업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을지 살펴보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2주에 1회씩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산업계 안팎의 다양한 관점과 함께 자료를 근거로 실천방안을 찾아볼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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